
죽음을 생각했는데, 결국 오늘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생각하게 된 책
『나의 완벽한 장례식』.
제목을 처음 봤을 때부터 조금 강렬했다.
보통 장례식이라고 하면 슬픔이나 이별, 죽음 같은 무거운 단어들이 먼저 떠오른다. 그런데 그 앞에 ‘나의’라는 말과 ‘완벽한’이라는 말이 붙어 있으니 묘하게 궁금해졌다.
완벽한 결혼식, 완벽한 여행, 완벽한 하루라는 말은 익숙한데 ‘완벽한 장례식’이라니.
도대체 어떤 장례식이 완벽한 장례식일까?
그리고 사람은 자신의 장례식을 스스로 상상할 수 있을까?
표지에 적힌 문장도 눈길을 끌었다.
“사람들은 죽는 순간, 딱 한 가지만 기억해.”
이 문장을 보는 순간 자연스럽게 생각하게 됐다.
만약 정말 그렇다면 나는 마지막 순간에 무엇을 기억하게 될까?
가족일까.
사랑했던 사람일까.
가장 행복했던 순간일까.
아니면 평생 마음에 남아 있던 후회일까.
책을 읽기도 전부터 이런저런 생각이 많아졌다.
그리고 실제로 책을 읽고 나니 이 소설은 단순히 ‘죽음’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었다.
오히려 죽음을 통해 지금 내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를 돌아보게 만드는 이야기에 가까웠다.
죽음을 생각하면 삶이 보이기 시작한다
우리는 평소에 죽음에 대해 잘 생각하지 않는다.
아니, 어쩌면 일부러 생각하지 않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죽음이라는 단어 자체가 무겁고 두렵기 때문이다.
내가 언젠가 죽는다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그것은 아주 먼 미래의 일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오늘 하루가 마음에 들지 않아도 쉽게 넘긴다.
“내일부터 하면 되지.”
“다음에 말해야지.”
“나중에 만나면 되지.”
이렇게 미루면서 살아간다.
그런데 『나의 완벽한 장례식』을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나중’이라는 시간이 정말 당연하게 주어지는 것인지 생각하게 된다.
우리는 내일이 올 것이라고 너무 자연스럽게 믿고 있다.
하지만 사실 누구에게도 내일이 반드시 약속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조금 무섭기도 하지만 반대로 지금이라는 시간이 훨씬 소중하게 느껴진다.
오늘 먹은 밥.
오늘 만난 사람.
별것 아닌 이야기로 웃었던 순간.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본 하늘.
평소에는 너무 흔해서 기억하지도 않는 순간들이 사실은 내 삶을 이루고 있는 것들이다.
이 책은 그런 평범한 순간을 다시 바라보게 만들었다.
내 장례식에는 누가 올까
책을 읽으면서 조금 엉뚱하지만 이런 생각도 해봤다.
‘내 장례식에는 누가 올까?’
살면서 결혼식에 대해서는 한 번쯤 상상해본다.
어디에서 할지, 어떤 옷을 입을지, 누구를 초대할지 생각하기도 한다.
그런데 자신의 장례식을 구체적으로 생각해보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막상 생각해보면 장례식이라는 공간에는 한 사람의 인생이 꽤 많이 담겨 있다.
어떤 사람들이 찾아오는지.
그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기억하는지.
그리고 내가 어떤 사람으로 남아 있는지.
생각하다 보니 조금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나는 사람들에게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을까?
대단한 사람?
성공한 사람?
돈을 많이 번 사람?
유명한 사람?
처음에는 이런 것들이 떠올랐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꼭 그렇지는 않았다.
나는 그냥 누군가에게 괜찮은 사람이었다고 기억되고 싶다.
힘들 때 이야기할 수 있었던 사람.
같이 있으면 편했던 사람.
한 번쯤 따뜻한 말을 건네줬던 사람.
그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 싶었다.
완벽한 인생은 없어도 괜찮다
제목에는 ‘완벽한’이라는 단어가 들어간다.
그런데 이 단어가 오히려 삶의 불완전함을 생각하게 했다.
우리는 완벽하게 살고 싶어 한다.
실수하지 않고 싶고 실패하고 싶지도 않다.
좋은 선택만 하고 싶고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고 싶어 한다.
그런데 실제 인생은 절대 그렇게 흘러가지 않는다.
잘못된 선택도 하고 후회도 한다.
좋아하는 사람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고, 반대로 믿었던 사람에게 상처를 받기도 한다.
열심히 노력했는데 결과가 좋지 않을 때도 있다.
그럴 때 우리는 자신의 삶이 실패한 것처럼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이 책을 읽으며 오히려 불완전한 순간까지 모두 합쳐져서 한 사람의 인생이 되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좋았던 기억만 내 인생인 것은 아니다.
실패했던 순간도 나이고, 울었던 날도 나이고, 누군가를 미워했던 순간도 결국 내 삶의 일부다.
그것들을 모두 지워버리면 오히려 지금의 나도 존재할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완벽하게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조금 내려놓아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후회하지 않는 삶이 가능할까
죽음을 생각하면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이 ‘후회’인 것 같다.
조금 더 잘할걸.
그때 그 말을 하지 말걸.
조금 더 자주 만날걸.
좋아한다고 말할걸.
미안하다고 먼저 말할걸.
사람은 지나간 일을 생각하면서 수많은 ‘~할걸’을 만든다.
나 역시 그렇다.
이미 지나간 일을 다시 생각하면서 ‘그때 다른 선택을 했다면 어땠을까’ 생각했던 적이 많다.
그런데 과거는 바꿀 수 없다.
아무리 후회해도 이미 지나간 장면으로 돌아갈 수는 없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후회하지 않는 삶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후회가 생겼을 때 그다음에 어떻게 살아갈지를 선택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잘못했다면 사과하고,
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연락하고,
고마운 사람이 있다면 고맙다고 말하는 것.
너무 당연한 이야기지만 우리는 이런 말을 자꾸 미룬다.
언제든 할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니 가능하면 미루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사람에게 해야 할 말은 더 그렇다.
사랑한다는 말은 생각보다 어려운 말이다
가까운 사람일수록 오히려 마음을 표현하지 않을 때가 많다.
가족에게 특히 그렇다.
매일 보는 사람이고 내 마음을 당연히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맙다는 말도 잘 하지 않고 사랑한다는 말은 더 쑥스럽다.
그러면서 서운한 것은 또 잘 기억한다.
생각하면 참 이상하다.
좋아하는 마음은 표현하지 않으면서 서운한 마음은 상대방이 알아주기를 바란다.
『나의 완벽한 장례식』을 읽으면서 관계에 대해서도 많이 생각하게 됐다.
사람의 마음은 말하지 않으면 모른다.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도 그렇다.
내가 마음속으로 백 번 고맙다고 생각하는 것보다 실제로 한 번 “고마워”라고 말하는 것이 상대방에게는 더 크게 남을 수 있다.
그리고 그런 작은 말 하나가 결국 우리가 살아가는 시간을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다.
평범한 하루가 사실 가장 특별한 하루일지도
우리는 특별한 날을 기다린다.
여행 가는 날.
생일.
휴가.
좋은 일이 생기는 날.
그런 날이 오면 행복할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인생의 대부분은 특별하지 않은 날들로 이루어져 있다.
아침에 일어나 밥을 먹고 해야 할 일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하루.
어제와 크게 다르지 않은 오늘.
그런 평범한 하루가 수없이 쌓여서 결국 한 사람의 인생이 된다.
그래서 이 책을 읽고 나니 평범한 하루를 너무 하찮게 생각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하루.
어쩌면 그것이 정말 좋은 하루일 수도 있다.
가족이 무사히 집에 돌아오고,
좋아하는 사람과 밥을 먹고,
따뜻한 침대에 누워 잠드는 하루.
평소에는 당연하게 생각하지만 어느 순간에는 그런 평범함이 가장 그리워질 수도 있다.
죽음이라는 이야기가 꼭 어둡지만은 않았다
제목 때문에 굉장히 무거운 책일 거라고 생각했다.
처음에는 읽으면서 마음이 너무 가라앉는 건 아닐까 싶기도 했다.
그런데 의외로 책을 읽고 난 뒤에는 죽음보다 삶을 더 많이 생각하게 됐다.
‘죽을 때 무엇을 후회할까?’라는 질문은 결국 ‘그렇다면 지금 무엇을 해야 할까?’라는 질문으로 이어진다.
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만나고,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조금이라도 해보고,
미안한 사람이 있다면 사과하고,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마음을 표현하는 것.
결국 죽음을 생각하는 일이 꼭 우울한 것만은 아닐 수도 있다.
오히려 내가 가진 시간을 더 선명하게 바라보게 해주는 일이 될 수도 있다.
나에게 완벽한 장례식이란
책을 다 읽고 나서 제목을 다시 생각해봤다.
‘나의 완벽한 장례식.’
처음에는 정말 완벽하게 준비된 장례식을 말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읽고 난 뒤 내가 생각하는 완벽한 장례식은 조금 달라졌다.
많은 사람이 찾아오는 장례식도 아니고 화려한 장례식도 아니다.
내가 떠난 뒤 누군가 한 사람이라도 나를 떠올리면서 웃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그 사람이랑 있을 때 재미있었는데.”
“그때 그 말이 참 고마웠어.”
“한 번 더 만나고 싶다.”
누군가에게 그런 기억 하나를 남길 수 있다면 꽤 괜찮게 살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결국 좋은 장례식을 만드는 것은 장례식 당일의 모습이 아니라 그날까지 어떻게 살아왔는가일 것이다.
그 생각이 가장 오래 남았다.
오늘을 조금 더 잘 살아보고 싶어졌다
이 책을 읽었다고 갑자기 인생이 크게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내일도 평소처럼 일어나야 하고 해야 할 일도 그대로 있다.
싫은 일을 해야 할 수도 있고 사람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을 수도 있다.
그런데 아주 작은 것은 달라질 수 있을 것 같다.
평소보다 가족에게 말 한마디 더 건네는 것.
친구에게 먼저 연락해보는 것.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정말 맛있다고 느껴보는 것.
걷다가 하늘을 한 번 바라보는 것.
그리고 오늘 하루가 별것 없는 하루였다고 쉽게 말하지 않는 것.
삶은 결국 그런 작은 순간들이 모여 만들어지는 것이니까.
『나의 완벽한 장례식』을 읽고
책을 덮고 나서 한동안 제목을 바라봤다.
죽음을 이야기하는 책인데 이상하게 살아 있는 지금이 더 중요하게 느껴졌다.
언젠가 마지막 순간이 찾아왔을 때 나는 무엇을 기억하게 될까.
그때 후회가 하나도 없을 수는 없을 것이다.
사람이 어떻게 완벽하게 살 수 있을까.
그래도 후회를 조금 줄일 수는 있을 것 같다.
좋아한다면 좋아한다고 말하고,
고맙다면 고맙다고 말하고,
미안하다면 미안하다고 말하는 것.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너무 오래 미루지 않는 것.
그리고 지금 내 옆에 있는 사람을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어쩌면 그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
『나의 완벽한 장례식』이라는 제목을 보고 처음에는 ‘죽음에 관한 이야기겠구나’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다 읽고 나서는 오히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관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더 강하게 들었다.
죽음은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그 순간을 선택할 수는 없지만 그때까지 어떤 하루를 살아갈지는 어느 정도 선택할 수 있다.
매일 행복할 수도 없고 모든 선택을 잘할 수도 없다.
실패하기도 하고 상처받기도 하고 후회하기도 할 것이다.
그래도 괜찮다.
다시 다음 하루를 살아가면 되니까.
책을 읽으며 나에게도 질문해봤다.
“삶의 마지막 순간, 나는 무엇을 기억하고 싶을까?”
정답은 아직 모르겠다.
하지만 적어도 돈을 얼마나 벌었는지, 얼마나 바쁘게 살았는지, 남들에게 얼마나 인정받았는지는 아닐 것 같다.
좋아했던 사람들과 웃었던 순간.
누군가와 함께 먹었던 밥.
별것 아닌 이야기로 한참 웃었던 날.
사랑받았던 기억과 누군가를 사랑했던 기억.
그런 것들이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오늘 하루도 조금 소중하게 살아보고 싶어졌다.
언젠가 찾아올 나의 마지막 순간에 돌아봤을 때,
완벽한 인생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꽤 괜찮은 삶이었다고 말할 수 있도록.
제목만 보면 죽음에 관한 무거운 소설처럼 느껴지지만, 읽고 나면 오히려 삶과 관계, 후회와 사랑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책이었다. 평소 당연하게 여기던 사람과 일상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돌아보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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