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전체 글118 마음이꿍한날 내가 일주일 중 유일하게 쉬는 날.사실 특별한 계획이 있었던 건 아니다.어디 멀리 놀러 가려고 했던 것도 아니고, 친구를 만나기로 한 것도 아니었다.그냥 늦잠도 조금 자고 싶었고,밀린 집안일도 천천히 하고 싶었고,아무 생각 없이 소파에 앉아 TV도 보고 싶었다.평소에는 하루 종일 ⁸ 일을 하다 보니나에게 ‘쉬는 날’이라는 건 뭔가 대단한 걸 하는 날이 아니다.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날.그게 내가 기다리는 휴일이다.그런데 어제는 시어머니 병원에 모시고 다녀와야 했다.병원에 가는 일이 어디 마음먹은 시간대로 움직여지나.준비하고, 모시러 가고, 병원까지 가고, 접수하고, 기다리고, 진료 보고….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나니어느새 내가 기다렸던 휴일이 거의 지나가 있었다.물론 안다.연세 드신 부모님이 병원에 가.. 2026. 8. 20.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도서 지친 마음이 잠시 쉬어갈 수 있는 곳책을 읽다 보면 이야기가 너무 재미있어서 다음 장이 궁금한 책이 있고, 문장이 좋아서 밑줄을 계속 긋게 되는 책도 있다. 그런데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는 조금 달랐다. 이 책은 빨리 읽고 싶다기보다는 천천히 머물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었다.처음 제목을 봤을 때부터 느낌이 따뜻했다.‘어서 오세요’라는 말 때문이었을까.누군가 문을 열어주면서 반갑게 맞아주는 것 같기도 하고, 힘들면 여기서 잠깐 쉬었다 가도 된다고 말해주는 것 같기도 했다. 요즘처럼 모든 것이 빠르게 흘러가는 세상에서 ‘천천히 있어도 되는 공간’이 있다는 것 자체가 참 좋게 느껴졌다.휴남동 서점은 그런 곳이다.엄청난 사건이 벌어지는 것도 아니고 극적인 반전이 계속되는 것도 아니다. 서점을 운.. 2026. 8. 19. 『수족관』 유래혁 장편소설 리뷰 우리는 각자의 수족관을 벗어나 바다로 갈 수 있을까책 표지를 처음 봤을 때 한동안 눈을 떼지 못했다.새파란 하늘과 거대한 구름,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두 사람.제목은 『수족관』인데 표지에는 정작 수족관도, 물고기도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한여름의 뜨거운 공기와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마음이 먼저 느껴진다.그래서 더 궁금했다.왜 제목이 수족관일까.책을 읽고 나면 이 제목이 조금 다르게 다가온다.수족관은 단순히 물고기가 사는 공간이 아니었다. 누군가에게는 자신의 힘만으로 빠져나오기 힘든 과거이고, 또 누군가에게는 세상과 자신 사이를 가로막고 있는 투명한 벽처럼 느껴진다.밖은 분명히 보이는데 나갈 수 없는 곳.숨을 쉬고 살아가고 있지만 완전히 자유롭지는 않은 곳.어쩌면 우리에게도 그런 수족관 하나쯤은 있는지도 .. 2026. 8. 17. 『행복할 거야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 이제는 행복해져도 괜찮다는 말 살다 보면 이상하게 행복이 낯설게 느껴질 때가 있다. 힘든 일이 계속될 때는 그렇게 행복해지고 싶었으면서도, 막상 별일 없이 평온한 날들이 이어지면 오히려 불안해진다. ‘이렇게 아무 일 없어도 되는 걸까?’, ‘좋은 일이 있으면 곧 나쁜 일이 생기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슬며시 고개를 든다.『행복할 거야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라는 제목을 처음 보았을 때 마음이 끌렸던 것도 그래서였다. 행복하라는 말은 흔하지만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행복할 거야’라는 표현은 조금 달랐다. 마치 그동안 충분히 애썼으니 이제는 걱정을 내려놓고 행복해져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이 책은 삶에 지친 사람에게 더 열심히 살아야 한다고 재촉하지 않는다. 대단한 성공을 이루어야 행복해질 수 있다고 말하지도 않는다. .. 2026. 8. 14. 불편한 편의점 『불편한 편의점』 리뷰 서툰 사람들이 서로의 온기가 되어주는 이야기가끔은 거창한 위로나 대단한 조언보다 누군가 건네는 따뜻한 말 한마디가 더 오래 마음에 남을 때가 있다. 힘든 하루를 보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별생각 없이 들른 편의점에서 마주친 사람의 친절처럼 말이다. 김호연 작가의 소설 『불편한 편의점』은 바로 그런 작고 평범한 온기를 이야기하는 책이다.제목만 처음 보았을 때는 조금 의아했다. 편의점은 우리에게 가장 편리한 공간 중 하나인데 왜 하필 ‘불편한 편의점’일까. 하지만 책을 읽다 보면 이 제목이 꽤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이곳에는 어딘가 서툴고 불편한 사람들이 모여든다. 그리고 그들은 서로에게 조금씩 말을 걸고, 서로의 삶에 예상하지 못했던 변화를 만들어낸다.평범한 동네 편의점에서 .. 2026. 8. 12. 『연남동 빙굴빙굴 빨래방』 도서 리뷰 『연남동 빙굴빙굴 빨래방』 – 빨래처럼 마음까지 깨끗해지는 이야기도시는 바쁘고 차갑습니다. 사람들은 늘 바쁘게 걸어가고, 마음은 어디에도 기대지 못한 채 하루를 버텨내기 바쁩니다. 하지만 때로는 작은 공간에서, 사소한 일상 속에서 우리의 삶이 조용히 위로받기도 합니다. 『연남동 빙궁빙굴 빨래방』은 바로 그런 이야기를 담은 따뜻한 소설입니다. 연남동의 작은 빨래방을 중심으로 다양한 사람들이 엮이며 서로의 삶에 온기를 불어넣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낸 이 책은, 독자에게 “삶이 아무리 꼬여도 결국 깨끗이 헹궈내고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희망을 전합니다.1. 책 소개『연남동 빙굴빙굴 빨래방』은 도심 속 작은 셀프 빨래방을 무대로 펼쳐지는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주인공은 번아웃에 시달리다 도시를 떠나고 싶.. 2025. 8. 8. 이전 1 2 3 4 ··· 20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