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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여행에게 묻습니다』 – 곽민지 여행 에세이 리뷰

by 지아해피 2025. 7.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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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여행에게 묻습니다』 – 여행이라는 이름의 회복

여행은 늘 밖으로 나가는 일인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곽민지 작가의 『당신의 여행에게 묻습니다』를 읽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여행은 결국, 나에게 돌아오는 일이기도 하다는 것을요.

이 책은 화려한 여행지의 풍경을 자랑하거나 여행 노하우를 알려주는 책이 아닙니다. 그보다 더 깊은 곳, 우리 내면의 이야기와 맞닿아 있습니다. 여행을 통해 지친 마음을 회복하고, 흩어진 나를 조금씩 되돌리는 여정. 이 책이 말하는 ‘여행’은 그렇게 섬세하고 조용하며, 온기를 품고 있습니다.

당신의 여행에게 묻습니다 표지

여행에게 말을 거는 문장들

책의 제목처럼, 곽민지 작가는 여행에게 끊임없이 말을 겁니다. “이 여행은 나에게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 “나는 이 도시에서 무엇을 흘리고 무엇을 얻었는가?”와 같은 사유의 질문들.

“사실 여행은 그곳이 아니라, 내가 누구였는지를 기억해내는 일이었다.”

그녀는 파리의 거리에서, 오슬로의 한적한 호숫가에서, 이스탄불의 바람 속에서 조용히 자신에게 묻고, 그 답을 책에 써내려갑니다. 독자인 우리는 그 문장들 속에서 나의 상처, 나의 결핍, 그리고 나의 회복 가능성을 함께 마주하게 됩니다.

✨ 여행의 순간순간들이 하나의 ‘편지’처럼 다가옵니다. 어느 날의 나에게 보내는 이야기처럼요.

길 위에서 만난 '다른 나'

책은 총 30여 편의 짧은 에세이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각 편은 한 도시, 혹은 한 장면을 배경으로 하며, 그 안에는 삶에 대한 질문, 고요한 깨달음, 작고 반짝이는 위로가 담겨 있습니다.

“낯선 도시에서의 나는, 서울에 있을 때보다 훨씬 더 나를 잘 이해하게 된다.” 작가는 말합니다. 여행은 물리적인 이동이기도 하지만, 심리적 거리두기이기도 합니다. 거리를 두고 자신을 바라보면, 그제야 보이는 것들이 있습니다. 억지로 붙잡고 있던 사람, 버리지 못한 감정, 혹은 외면했던 나 자신.

그녀는 여행을 통해 다정하게 나를 돌아보는 법을 배워갑니다. 독자인 우리도 덩달아, 지금의 삶을 조용히 되돌아보게 되죠.

“여행은 단순한 도피가 아니다. 그것은 나를 마주할 수 있는 가장 정직한 형태의 거울이다.”

한 문장, 한 숨의 무게

곽민지 작가의 글은 길지 않습니다. 문장마다 불필요한 수사가 없습니다. 대신 아주 맑고 단정한 리듬을 가지고 있습니다. 짧지만 깊은 여운. 그것이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입니다.

  • “지금 내가 가장 두려운 것은, 떠나는 일이 아니라 다시 돌아올 자리를 잃는 것이다.”
  • “여행은 어떤 질문에는 답이 되지 못하고, 어떤 감정에는 묵묵한 동반자가 되어준다.”
  • “나를 아프게 했던 말들을, 멀리 떠나와야 비로소 내려놓을 수 있었다.”

이 문장들은 누군가의 다이어리 같기도 하고, 오랜 친구에게만 털어놓는 고백 같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 책을 읽다 보면 마치 누군가의 진심을 엿본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 진심은 우리 안에 고요한 울림으로 남습니다.

이 책은 누구에게 어울릴까?

『당신의 여행에게 묻습니다』는 다음과 같은 사람에게 특히 잘 어울립니다:

  • ✔️ 이별, 퇴사, 관계 단절 등으로 마음이 무거운 사람
  • ✔️ 여행을 좋아하지만 지금은 떠날 수 없는 사람
  • ✔️ 조용한 문장으로 위로받고 싶은 사람
  • ✔️ 낯선 도시와 나, 둘 사이의 거리를 생각해본 적 있는 사람
📖 이 책은 지금 당장 떠나지 않아도 좋습니다. 책장을 넘기는 일 자체가 하나의 여행이 되기 때문입니다.

맺음말 – 당신은 어디로 떠나고 싶나요?

『당신의 여행에게 묻습니다』는 여행지보다 여행자의 마음에 집중하는 책입니다. 길 위에서 만나는 낯선 풍경보다 더 깊은 감정, 침묵 속에서 마주하는 질문들이 이 책의 중심입니다.

어쩌면 우리는 모두, 무언가를 잃고 나서야 떠나게 됩니다. 혹은 잊고 싶어서, 혹은 다시 시작하고 싶어서. 하지만 결국 여행은 우리에게 묻습니다. “지금 이 순간, 당신은 괜찮나요?”

“나는 오늘도 너에게 묻는다. 나의 여행이여, 너는 나를 어디로 데려가려 하니?” – 곽민지

그 질문에 쉽게 답할 수는 없지만, 이 책을 읽고 나면 문득 생각나게 됩니다. 언젠가, 나도 누군가에게 나의 여행을 말하고 싶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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