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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들 용기" 독서 리뷰 - 나이듦을 선택하는 태도

by 지아해피 2025. 6. 5.

"나이 들 용기" 독서 리뷰

늙어간다는 것은 결국, 스스로를 선택하는 일

‘나이 든다’는 말에 어떤 감정이 먼저 떠오르는가. 체력이 떨어진다는 불안? 사회적 역할의 축소? 아니면 외로움? 『나이 들 용기』는 이 질문 앞에서 조용히 말한다. “그렇다면, 당신은 어떻게 나이 들고 싶은가요?”

책은 단순히 나이 듦을 긍정하자거나, 노년의 삶도 괜찮다는 식의 위로를 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반대에 가깝다. 나이든다는 것이 어떤 불편을 동반하는지, 어떤 상실을 요구하는지 정확히 짚으면서도 그 안에서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태도'를 묻는다.

회피가 아닌 수용, 그 다음의 준비

많은 사람이 ‘늙는 것’을 두려워한다. 피부가 변하고, 기억력이 흐릿해지고, 사회적 위치가 점차 작아질 때 우리는 종종 자존감의 붕괴를 경험하게 된다.

저자는 그런 변화 자체를 부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을 회피하지 않고, 정확히 바라보는 것이 나이 들 용기의 시작이라고 말한다. 중요한 건 우리가 무엇을 잃어가는지가 아니라, 그 안에서 무엇을 새롭게 채워 넣을 수 있는지를 고민하는 자세다.

나이 들어감은 도전이다

책 속 한 문장. "늙는다는 것은 선택의 여지가 줄어든다는 것이 아니라, 선택의 의미가 더 깊어진다는 뜻이다." 이 구절은 한동안 내 머릿속에 오래 맴돌았다. 젊을 때는 많은 것을 시도할 수 있다. 가능성과 자원이 열려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이 들수록, 선택지는 줄지만 선택 하나하나에 대한 인식과 책임감은 깊어진다.

이것이 저자가 말하는 ‘나이 들 용기’다. 아무렇게나 살 수 없다는 각성, 그래서 더 주도적으로 삶을 꾸려가야 한다는 요구. 늙어감은 그냥 흘러가는 시간이 아니라, 더 나답게 살아야 하는 시간이라는 역설이다.

존엄한 노년을 위한 연습

책에서는 '준비된 노년'이라는 개념이 자주 등장한다. 경제적인 준비, 관계의 정리, 신체적 변화에 대한 수용.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내면의 자립'이다.

타인의 인정을 구하는 삶이 아닌, 자신이 자신을 받아들이는 훈련. 나이 든다는 건 결국, '나만의 방식으로 세상과 관계 맺는 법'을 익히는 일이다.

“나는 어떤 노인이 되고 싶은가”

이 책은 마치 독자에게 면접 질문을 던지듯 묻는다. “당신은 어떤 노인이 되고 싶나요?” 많은 사람이 이 질문에 막연하게 대답한다. 하지만 막상 구체적으로 그려보면 쉽지 않다.

존경받는 노인? 건강한 노인? 혹은 외롭지 않은 노인? 그런 모습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지금의 삶이 쌓여 미래의 내가 되는 것이고, 지금의 태도가 곧 ‘나이 든 나’의 표정이 된다.

다시, 삶을 가꾸는 사람

『나이 들 용기』는 비관이나 희망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자기 관리'에 가까운 성찰을 촉구한다. 삶을 대충 살지 말고, 노년 역시 가꾸어야 한다고.

화분의 식물을 돌보듯, 관계를 다듬고, 감정을 표현하고, 사소한 일상의 루틴을 소중히 여기는 일. 그것이야말로 늙어가는 데 필요한 기술이며, 동시에 품격이라는 것이다.

추천 대상

- 인생 후반기를 설계하고 있는 사람
- 노년의 외로움이 두려운 사람
- 자기 자신과 더 깊이 연결되고 싶은 사람
- 부모님께 이 책을 선물하고 싶은 사람

『나이 들 용기』는 '노화'라는 주제를 숙연하지만 현실적으로 풀어낸 인문서다. 특별한 철학 지식 없이도 누구나 읽을 수 있고, 읽다 보면 누구나 조금은 더 단단해진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마무리하며

늙는다는 건 어쩌면, 다시 ‘나’를 선택하는 일일지도 모른다. 관계에서, 일상에서, 내면에서 그 어떤 역할도 덧입지 않은 가장 솔직한 나로 살아가는 일.

『나이 들 용기』는 그 삶을 살아내기 위한 조용한 안내서다. 큰 목소리를 내지 않지만, 오래 남는 울림을 전해주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