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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는다는 건 우아한 일이다" 리뷰 - 나이 듦을 긍정하는 삶의 철학

by 지아해피 2025. 6. 7.

 

『늙는다는 건 우아한 일이다』 리뷰 - 나이 듦을 긍정하는 삶의 철학

노명우 지음 | 사계절출판사

나이 듦을 받아들이는 가장 아름다운 방식

우리는 나이 드는 것을 두려워합니다. 사회는 젊음을 찬양하고, 노년을 조용히 밀어냅니다. 그러나 삶의 어느 순간이든 고유한 아름다움이 존재한다고 말하는 책이 있습니다. 바로 사회학자 노명우의 에세이 『늙는다는 건 우아한 일이다』입니다.

이 책은 단순한 나이 듦에 관한 에세이가 아닙니다. 그것은 하나의 철학이자 태도입니다. 나이 들어가는 자신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오히려 그 안에서 새로운 의미를 찾아가며,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살아내는 이야기입니다.

사회학자의 따뜻한 시선

저자 노명우는 사회학자입니다. 그는 우리가 쉽게 지나치는 일상과 사회적 구조 속에서 ‘노년’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탐구합니다. 학자의 글이라고 해서 딱딱하거나 어렵지 않습니다. 오히려 사려 깊고 부드러운 문장으로 채워져 있어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습니다.

그는 노년을 준비하거나, 이미 노년에 접어든 이들이 자신을 이해하고 존중할 수 있도록 따뜻하게 이끕니다. 그 속에는 다음과 같은 통찰이 있습니다:

“노년이란 완성된 삶이 아니라, 여전히 계속되는 삶이다.”

이 말처럼, 저자는 노년을 끝이 아닌 또 하나의 ‘과정’으로 바라봅니다. 그것도 아주 우아하고 자립적인 삶의 시기로서 요.

‘우아하게 늙는 법’에 대한 사색

책은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노인'의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방향에서 시작합니다. 초라하고 쓸쓸한 모습이 아닌, 나이 들수록 단단해지고, 자신의 리듬을 지키며 사는 어른의 모습이 등장합니다. 나이 듦을 회피하거나 부정하지 않고, ‘존엄’이라는 단어를 품고 살아가는 자세가 바로 ‘우아함’입니다.

노명우는 말합니다. 우아함은 외모나 소유물이 아니라 삶의 태도에서 비롯된다고요. 과거의 성취에만 머무르지 않고, 새로운 것을 배우고, 여전히 세상에 관심을 가지며 살아가는 것이 우아한 노년이라는 겁니다.

그리고 그는 늙는다는 사실을 감추기보다 “나는 나이 들었다”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그 안에 담긴 자기 수용과 자긍심이 진짜 어른의 힘입니다.

나이 듦과 함께 찾아오는 자유

저자는 ‘늙는다는 건 자유를 얻는 일’이라고 말합니다. 젊은 시절에는 사회의 기대와 역할에 얽매여 살았다면, 노년에는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는 겁니다.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늙는다는 것은 자유를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단, 준비된 자에게만.”

이 책은 단순히 나이 드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것을 위해 어떻게 지금부터 살아가야 하는지를 묻습니다. 몸은 늙어도 정신은 성장할 수 있다는 말처럼, 우리는 지금부터라도 조금씩 ‘우아한 늙음’을 준비해야 합니다.

노년을 위한 자기 돌봄의 철학

『늙는다는 건 우아한 일이다』는 실질적인 조언도 담고 있습니다. 혼자 있는 시간을 두려워하지 않는 법, 사회적 관계의 끈을 유연하게 유지하는 법, 감정 소비를 줄이고 자신에게 집중하는 법 등… 나이 들어도 ‘나답게’ 살 수 있는 구체적인 태도들이 소개됩니다.

나이가 들면서 점점 불안해지는 마음, 외로움, 쓸모없다는 생각들로부터 벗어나는 법. 그것은 ‘무언가를 더 갖는 것’이 아니라 ‘필요 없는 것을 덜어내는 것’ 임을 저자는 반복해서 이야기합니다. 이 점에서 앞서 소개된 『심플하게 산다』와도 통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책을 읽고 난 후, 마음에 남은 것

이 책을 덮고 난 후, 늙는다는 말이 더 이상 두렵지 않게 느껴졌습니다. 오히려 ‘어떻게 나이 들 것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질 수 있었고, 지금의 삶을 더 가꾸고 싶어 졌습니다.

나이 들며 가장 필요한 건 건강한 몸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당당한 태도’라는 것. 그리고 그 태도는 바로 지금 이 순간부터 만들어가는 것이라는 사실을 배웠습니다.

마무리하며

늙는다는 건 어쩌면 가장 인간적인 일이자, 가장 담담한 진실입니다. 그 누구도 피할 수 없지만, 모두가 저마다 다르게 겪는 시간입니다. 『늙는다는 건 우아한 일이다』는 그 시간에 겁먹지 말고, 천천히 걸어가자고 말합니다.

이 책은 단순한 에세이를 넘어, 노년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작은 혁명과도 같습니다. 늙음은 부끄러움이 아니라, 한 사람의 인생이 빚어낸 고유한 결말이자 새로운 시작입니다.

지금보다 조금 더 우아하게, 나이 들고 싶은 분들에게 이 책을 진심으로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