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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고나와 이발소 - 잊고 있던 따뜻함을 불러오는 이야기

by 지아해피 2025. 5. 21.

달고나와 이발소 - 잊고 있던 따뜻함을 불러오는 이야기

바쁘고 메마른 일상 속에서 문득 잊고 살던 기억이 있다. 동네 골목길, 그 안쪽에 있던 오래된 이발소. 그리고 유리병에 가득 담겨 있던 달콤한 달고나. 『달고나와 이발소』는 그런 추억을 소환하는, 따뜻한 그림책이다. 이 책은 단순히 어린 시절을 그리워하는 이야기만이 아니다. 그것은 관계의 회복, 세대 간의 공감, 그리고 마음의 온기를 되찾는 과정을 담고 있다.

작가 소개

이 책의 글을 쓴 김이랑 작가는 유년 시절의 소소한 순간들이 가진 깊이를 잘 포착해 내는 감성 작가로 알려져 있다. 그는 어린이의 눈높이에서 바라본 세계를 정직하고 따뜻하게 그려내며, 아이뿐 아니라 어른 독자에게도 잔잔한 울림을 전하는 작가다. 그림은 정성훈 작가가 맡아, 따스한 색감과 섬세한 터치로 이야기에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줄거리 요약

주인공 ‘은찬이’는 방과 후 친구들과 놀다가 동네 이발소 앞을 지나게 된다.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낡은 의자, 하얀 가운을 입은 이발사 할아버지, 그리고 한쪽에 놓인 유리병 속 달고나. 처음엔 어색하고 낯설었던 그 공간이, 점점 은찬이에게 따뜻한 장소가 되어간다.

이발소에 자주 들르게 된 은찬이는 할아버지와 조금씩 이야기를 나누며 가까워진다. 그리고 달고나를 받으며 느꼈던 소소한 기쁨은, 자신도 모르게 무심코 지나쳤던 이웃의 정을 다시금 깨닫게 한다. 마지막 장면에서 은찬이가 할아버지께 머리를 자르며 함께 웃는 장면은 이 책의 가장 감동적인 순간 중 하나다.

그림으로 느끼는 감성

『달고나와 이발소』의 그림은 단순한 삽화를 넘어선다. 따뜻한 갈색과 부드러운 채색은 마치 오래된 필름 사진처럼 아련하고 편안하다. 이발소의 작은 소품 하나하나, 유리창 너머의 햇살, 아이의 표정까지 모든 것이 이야기를 들려준다. 정성훈 작가의 그림은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을 따뜻하게 만든다.

“시간은 흐르지만, 마음을 나누는 방식은 여전히 유효하다.”

책이 전하는 메시지

이 책은 단순히 ‘추억’을 소비하지 않는다. 그것은 현재의 우리 삶 속에서 점점 사라져 가는 ‘온기’를 다시 꺼내어 보여준다. 무심코 스쳐가는 이웃, 그 안에 담긴 수많은 이야기들. 그리고 나눔이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작지만 진심 어린 관심임을 이 책은 조용히 말해준다.

특히 세대 간의 단절이 커져가는 요즘, 어린 은찬이와 이발사 할아버지의 관계는 시대를 초월한 소통이 가능하다는 희망을 보여준다. 그들이 공유한 시간은 짧았지만, 그 안에 담긴 정서와 감정은 누구에게나 깊이 와닿을 것이다.

읽고 난 후의 여운

책장을 덮고 나면, 마음 한 켠이 따뜻해진다. 잊고 있던 무언가가 살며시 건드려지는 기분이다. 어쩌면 우리는 너무 많은 것들을 빠르게 잊으며 살아가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달고나와 이발소』는 그런 우리에게 말한다. “기억은 사라지지 않는다, 마음이 잊지 않는다면.”

이 책은 아이들에게는 따뜻한 어른의 세계를, 어른들에게는 순수한 시절의 마음을 선물한다. 누군가에게는 할아버지의 손길을, 누군가에게는 동네 골목의 웃음을 떠오르게 한다. 어쩌면 이 작은 책 한 권이, 메마른 하루에 아주 큰 위로가 되어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마무리하며

달고나와 이발소』는 바쁜 일상에 치인 우리에게 쉼표를 준다. 그리고 그 쉼표 안에는 오래된 따뜻함, 잊고 지냈던 사람들의 온기, 그리고 다시금 마음을 열 수 있는 희망이 담겨 있다. 아이와 함께 읽어도 좋고, 혼자 조용히 음미해도 좋은 이 책은 분명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이다.

만약 당신이 요즘 누군가와의 관계에 지쳤거나, 마음 둘 곳을 찾고 있다면, 이 작은 그림책을 펼쳐보길 바란다. 그 안에는 말로 다 하지 못할 위로가, 말없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