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플하게 산다』 리뷰 - 나이 들수록 꼭 필요한 삶의 단순함
도미니크 로로 지음 | 정신세계사
나이 들수록 더 절실해지는 단순한 삶
많은 이들이 나이가 들수록 더 많은 것을 가지려고 하기보다는 오히려 삶을 정리하고 단순하게 살고 싶다고 말합니다. 나이 듦은 새로운 것을 채우는 시기라기보다는, 이미 가진 것을 돌아보고 덜어내는 시기입니다. 프랑스 작가 도미니크 로로의 『심플하게 산다』는 바로 이런 시기의 독자들에게 딱 맞는 책입니다. 이 책은 단순한 미니멀리즘 실천법이 아닌, '심플하게 사는 것이 곧 나답게 사는 길'임을 일깨워주는 인생 안내서라 할 수 있습니다.
프랑스 여성이 일본에서 배운 삶의 기술
저자 도미니크 로로는 프랑스인입니다. 그러나 그녀가 이 책에서 강조하는 삶의 방식은 놀랍게도 '일본식 미니멀리즘'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도미니크는 일본에서 긴 시간 거주하며 동양 철학과 단순함의 미학에 깊은 영향을 받았습니다. 그녀는 서양의 물질적 풍요 속에서 오는 피로와 욕망의 허무함을 일본의 절제된 미감에서 치유받았고, 이를 서양식 사고방식과 결합하여 독특한 실천적 미니멀리즘으로 정리해 냈습니다.
『심플하게 산다』는 단순한 인테리어나 정리정돈 기술서가 아닙니다. 오히려 '어떻게 살아야 덜 피곤하고, 더 나답게 살 수 있는가'라는 본질적인 질문에 접근합니다. 우리가 가진 물건, 감정, 관계, 심지어 생각까지도 정리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말합니다.
심플한 삶은 자유로운 삶이다
도미니크는 말합니다. "소유는 곧 의무이며 짐이다." 이 문장은 많은 것을 말해줍니다. 우리는 무언가를 가질수록 그것을 유지하고, 관리하고, 지키는 데 에너지를 씁니다. 나이가 들수록 그 에너지는 점점 소중해지죠. 결국 삶을 가볍게 만들기 위해서는 욕망을 줄이고, 불필요한 것을 비워야 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남은 여백에서 비로소 진정한 자유가 시작됩니다.
특히 중년 이후의 독자들에게 이 책은 단순한 실용서를 넘어서 '삶의 태도'를 제시합니다. 물건을 줄이는 것에서 시작해, 인간관계를 간소화하고, 감정 소비를 줄이며, 삶의 속도를 낮추는 방식까지… 이 모든 과정이 곧 ‘심플하게 산다’는 철학입니다.
책 속에서 만나는 미니멀리즘의 실제
『심플하게 산다』는 여러 장에 걸쳐 다양한 주제를 다룹니다. 정리정돈, 옷차림, 식생활, 인간관계, 건강, 시간 관리 등 우리 일상의 모든 면에서 ‘덜어내는 기술’을 전하고 있습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문장이 인상 깊습니다.
“단순해질수록 삶은 정직해진다. 꾸밈과 욕심이 빠져나가고, 본질만이 남기 때문이다.”
이 말처럼, 심플함은 외적인 절제가 아니라 내면의 진실함을 향한 길입니다. 책 곳곳에 배치된 문장들은 짧지만 강렬한 울림을 주며, 독자의 마음을 천천히 정리해 주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읽고 나서의 변화: 덜어냄의 힘
책을 읽고 난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옷장을 열어보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한참을 입지 않았던 옷, 언젠간 쓰겠지 하며 묵혀두었던 물건들을 꺼내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신기하게도 공간이 비워질수록 마음도 가벼워졌고, ‘꼭 필요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살 수 있다’는 감각이 생겼습니다.
나이 들며 점점 소중해지는 건 물건보다 시간이고, 명품보다 휴식이며, 소유보다 경험이라는 사실을 이 책이 다시금 상기시켜 줍니다. 심플한 삶은 결코 단조로운 삶이 아닙니다. 오히려 나의 삶을 주도적으로 선택하고 꾸려나가는, 가장 적극적인 삶의 방식입니다.
마무리하며
『심플하게 산다』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질문을 던집니다. “당신은 무엇을 위해 그렇게 바쁘고, 무엇 때문에 그렇게 많은 것을 소유하려 하는가?” 삶의 정체를 다시 정의하고 싶은 이들에게, 나이 들며 진짜 나를 찾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을 꼭 추천하고 싶습니다.
지금이야말로 덜어낼 용기를 낼 시간입니다. 불필요한 것을 내려놓고, 나에게 진짜 중요한 것을 남기는 일. 『심플하게 산다』는 그 첫걸음이 되어줄 것입니다.